본문 바로가기

결혼일기

#31 결혼일기 "과체중에 충격받은 남편"

728x90

언젠가 나는 인바디 겸용 체중계를 당근에서 구매했다.

그리고 매일 아침 공복에 체중을 재서 기록하곤 한다.

엄청난, 장족의 발전이다.

사실 나는 거식증을 앓은 적도, 폭식증을 앓은 적도 있는 사람임을 고백한다.

나의 몸과 신체를 엄청 미워하여서 체중계에 올라가서 내 체중을 보는 것이 너무 공포스러워서

근 10년간은 체중계에 올라가지 못했다.

 

남편을 만나고 나서 폭식증이 사라졌다.

그가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고 인정해주었기 때문에

그 7년의 세월동안 나 또한 그의 눈을 빌려서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나를 사랑하고 내 몸과 신체를 긍정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어느 순간 나에게는 궁금증이 생긴다.

"언제는 몸이 무겁고, 언제는 몸이 말라서 너무 힘든 것 같고. 나의 적정 체중은 어느 정도일까?"

나의 건강을 관리하고 보듬기 위해서 체중계를 구입한 것이다.

 

내가 체중계를 구입하여 매일 아침 체중을 재면서 재밌어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남편도 체중계 위에 올라가게 되었다.

우리 남편은 계속 행복하게 살았었다. 체중계 위에 올라가기 전에는.

 

손맛이 좋은 집안의 여자와 결혼한 덕에 

맛있는 참기름, 들기름, 깨, 된장, 김치를 받아올 수 있었고

그런 재료로 만드는 음식은 당연히 맛있었다.

고기를 좋아하는 자신을 위해서 아내는 끝없이 고기반찬을 만들었고

남편은 퇴근하는 길 내내 설렘을 안고 왔다.

"오늘은 어떤 저녁 밥상이 차려져 있을까?"

 

1년 정도의 결혼생활 이후 그에게 생긴 변화는 과체중이다.

그리고 체중을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해서 나는 최대한 기름지지 않은 음식을 만들려 노력하고 

집에 간식을 일체 사놓지 않고 

함께 복싱을 다니면서 운동량을 늘리려 노력한다.

 

그러나 나는 가끔씩 초코빵이 먹고 싶고, 내 입은 짧고, 남편은 초코빵을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여전히 남편은 과체중과 정상체중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