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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4 세자매 이야기; 내동생 계동이와 계동이동생 개똥이 나는 등분의 신이다. 등신이 아닌 등분의 신! 우리는 세자매이므로 하나를 셋으로 나누어 나눠먹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그때마다 나는 큰언니된 권한으로 음식을 3등분하는데 이때 주의할 점은 각각의 등분이 일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하나의 조각이 나머지에 비해서 작다면 그 조각을 내가 먹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난다. 한창 자라나는 개똥이는 작은 조각을 먹으면 성장에 저해될까봐 줄 수 없고 계동이에게 가장 작은 조각을 주었다간 도끼눈을 하고 나를 부라리기 십상이다. 그러므로 가장 작은 조각은 내 몫이다. 권력이란 그런 것이다. 잘 모르겠다. 우리 부모님은 첫째인 내게 권력을 주셨다. 덕분에 두 동생들을 거느리고 밖에 나가면 3명이 한 팀이니 어떤 게임이든지 할 수 있어서 누군가 놀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 더보기
#17 결혼일기 '두려움을 수반하는 사랑' 나는 과거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와 오랜 연애를 했지만 그 연애의 전면모가 기억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생생하게 기억하는 순간이 있는데 바로 겨울의 한파에서 길한자락 위의 뒷모습이다. 내가 그와 교제를 시작했을때 나는 마음이 아프곤 했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느낀 배신감과 앞으로 삶에 대한 막막함 나에 대한 자책까지 더해져서 집 밖에, 아니 방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나가는게 두렵고 힘겨웠다. 그런데 봄날의 햇살같은 그가 매일같이 우리집 문 앞까지 찾아와서 문을 두드렸다. 마음이 아프고 허물어져서 연약한 모습을 보이는 스스로가 너무도 싫고 혐오스러울 때 그가 매일같이 나를 보고 싶어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사람이라도 되는 듯이 나를 찾아와서 내 얼굴을 볼 때마다 감탄하고 싱글벙글 웃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