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결혼일기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몇 년 전 유행했던 가요 중 가수 박원의 '노력'이 있었다.

권태기가 온 화자가 상대방에게 자신의 권태기를 고백하는 내용이다.

가사 중 이런 내용이 있다.

'나도 노력해봤어 우리의 이 사랑을

아픈 몸을 이끌고 할 일을 끝낼 때처럼

사랑을 노력한다는 게 말이 되니'

 

그런데, 말이 된다.

사랑은 노력해야 한다. 

결혼이 그런 것이다.

내키지 않을 때도 한번더 노력해 보는게 결혼에서의 사랑과 책임인 것이다.

 

매일 청소해도 더러워지는 집을 매일 시간을 내어 청소하는 게 노력이고

하기 싫어도 식구들 입에 넣을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요리하는 게 노력이고

나가기 싫어도 내 배우자 먹여 살리기 위해서 일을 나가고

때로는 다른 일까지 하는 것이 노력이다.

아픈 몸을 이끌고 할 일을 끝내는 것 같이 노력하면

상대방이 알아채고 그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것.

서로의 노력을 서로가 알아주는게 사랑이다. 

 

많이들 이야기 한다, 

결혼은 연애와 다르다고.

사실 나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든 책임을 우리 둘만 지는 것, 그것 빼고는.

가끔은 하기 싫어도 노력해야하는 것, 그것 빼고는.

연애나 결혼이나 노력이 필요한 건 같다.

하지만 노력의 정도가 다르다는 게 둘의 차이점이다.

 

나는 소리에 민감한 사람인지라

큰소리로 코를 풀거나 재채기를 하거나 코를 먹는 소리가 너무 싫다.

그런데 아침마다 우리 남편은 화장실에서 큰소리로 코를 풀어서 나를 놀라게 한다. 

화를 내고 싶어도 출근하기 위해서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씻고 있는 남편을 보면

애틋한 마음이 생겨서

큰소리로 코를 푸는 나쁜(?) 짓을 저질러도

가엽게 보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는 자기 시간을 나눠주는 것에 인색한 사람이다.

그러나 결혼을 하면 그의 시간의 일부를 무조건 나와 나눠야 하는데

둘의 관계를 위해서 시간 나눔은 필수적인 것이다.

가끔은 그 시간에 코딩을 하거나 게임을 하고 싶어도

내가 요청하면 시간을 내면서도

아까워하거나 서운해하지 않는 노력을 할 것이다. 

 

그렇다.

사랑은 노력이다.

 상대방을 위해서 매일매일 노력하고, 인생 끝까지 노력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