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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일기

#19 결혼일기 '괜한 서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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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제 결혼 1주년을 향해 간다. 

안지 1년 연애 6년 결혼 1년, 도합 8년을 함께한 커플이다.

7년간은 서로 싸우거나 다투는 일이 자주 없었다.

결혼한 후에도 역시 그러했는데

1년을 다 채워가는 지난 12월에는 꽤나 많은 다툼이 있었다.

 

다툼의 원인은 정말 별게 아니다. 

그냥 서운한 것 같은 마음이다.

우리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관계는 쌍방이다. 서로의 마음을 책임져준다.'

그리하여 그가 서러울 때, 나는 그의 서러움을 풀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고

내가 서러울 때, 그는 나의 서러움을 풀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연애 때는 둘만의 세상에서 꽁냥꽁냥 했다면

결혼 후에는 둘의 세상이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회사에서 가져온 설움까지 내가 풀어줄 수 없고

내가 성적 스트레스로 받는 설움까지 그가 풀어줄 수 없다.

서로 만을 바라보고 있기에는 우리는 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슬프도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면서 그는 다짐했다,

인생의 매순간마다 그녀를 선택하겠다고.

그러나 결혼한 그녀는 때로 그에게 그녀 외에 다른 것을 선택하라고 종용한다.

서로의 살길을 위해서다.

 

때로 그녀 말고 코딩을 선택해야 하고

그녀 말고 회사사람들과의 회식을 선택해야 하고

그녀 말고 회사일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나를 선택하지 않는다고 해도 그의 선택에는 그녀와 함께하는 미래가 담긴 것이기에

나는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