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3 결혼일기 함께한다는 건 다름의 연속을 마주한다는 것. 어찌된 일인지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다름의 스펙트럼이 넓어진다. 내가 공부를 하는 동안 남편은 외벌이를 하면서 집안일까지 전담했다. 그러나 집안일의 개념도 ‘다름’에 포함되나 보다. 나는 밥 먹고 난 후에 설거지를 바로 해야 하는 사람. 그는 몇 시간 미루고 쌓아두었다가 자기 전에 해결하는 사람. 그래서 먼저 설거지에 손을 대는 건 나다. 그러나 손을 대기 무섭게 그는 완력으로 나를 안방으로 데려다 놓는다. 힘드니까 이런거 하지 말라는게 그 이유인데 그렇다고 설거지를 바로 하는 건 아니다. 역시 그의 방식대로 저녁에 하는데, 그때까지 나는 설거지에 손을 대지 말고 견디라는 것이다. 나는 청소할때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까지 닦아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그는 .. 더보기 #2 결혼일기 우리는 돈이 없었다. 아주 대담하게 결혼하겠습니다 했지만 돈은 없었다. 일단 집을 찾아야 했다. 아무리 젊다지만 길에서 텐트 치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먼저 살 동네를 정하고 일주일 이상 발품을 팔았다. 주로 반지하가 저렴하길래 반지하 위주로 보러다니다가 내가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하고, 그는 그 집을 너무 싫어하고. 그렇게 의견 충돌이 있었다. 충격! 6년 연애하면서 딱히 의견이 다른 적이 없었는데 의견이 충돌하다니.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알고 보니 그와 나는 집에 있어서 추구하는 바가 달랐다. 그리고 그가 조금 더 예민한 편이었다. 그래서 덜 예민한 내가 그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하기로 했다. 혹시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더 고통받는건 예민한 사람일테니 그의 의견을 따르는 게 맞아 보였다... 더보기 #1 결혼일기 그는 특별하다. 나는 그와 약 6년 간 연애를 했다. 그가 20살, 내가 22살때 처음 만난 뒤로, 그는 군대에도 다녀오고 대학도 졸업하고 취업도 했다. 그가 군대에 갔을 때 나는 슬픔과 묘한 흥분감에 젖어 있었다. "이제 혼자다!" 약 2년을 붙어있었기에 나는 잠시 쉬어보고 싶었다.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기도 잠시, 그는 줄기차게 휴가를 나왔다. 군대에서 그렇게 휴가를 많이 나올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그는 휴가를 얻기 위해서 자격증을 따고 독서록을 쓰고 특급전사를 따려 노력하기도 했단다. 휴가를 얻은 그는 군복을 입은채로 동해안에서 안산으로 나를 만나러 왔다. 휴가 내내 그는 매일을 우리집으로 출근했다. 안 머냐고, 집에서 좀 쉬라고 했는데 동해안에서 안산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란다. 동해안이 그.. 더보기 #1. 수험일기 결과가 맘에 들지 않을때 1년간 죽을만큼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맘에 들지 않을때다. 평가원 성적만 나와줬더라면 좀 더 가능성있지 않았을까? 내가 수학에서 한 문제만 더 맞췄더라면 지금 이렇게 괴롭지 않았을까? 나는 왜 이리 생각이 많은가 머릿속에 온통 가정과 당위성과 관련된 물음표가 떠다닌다 당연하게도 늘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누가 시켜서 공부하는게 아니다 진짜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데 하고 싶은걸 하기 위한 길이 녹록하지 않다 계속 절망과 좌절, 자기 비하에 마음이 많이 다쳤다 몸이 아픈 것도 물론 힘든 일이겠지만 마음이 아픈건 더 하다 어디서부터 손을 댈지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괜찮다면 거짓말이다 이제는 내 마음이 더 다치고 힘들지 않게 그냥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선택과 집중이라고 .. 더보기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