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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일기

#1 결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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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특별하다. 

나는 그와 약 6년 간 연애를 했다. 

그가 20살, 내가 22살때 처음 만난 뒤로, 그는 군대에도 다녀오고 대학도 졸업하고 취업도 했다. 

그가 군대에 갔을 때 나는 슬픔과 묘한 흥분감에 젖어 있었다. 

"이제 혼자다!"

약 2년을 붙어있었기에 나는 잠시 쉬어보고 싶었다.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하기도 잠시, 그는 줄기차게 휴가를 나왔다. 

군대에서 그렇게 휴가를 많이 나올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그는 휴가를 얻기 위해서 자격증을 따고 독서록을 쓰고 특급전사를 따려 노력하기도 했단다. 

휴가를 얻은 그는 군복을 입은채로 동해안에서 안산으로 나를 만나러 왔다. 

휴가 내내 그는 매일을 우리집으로 출근했다. 

안 머냐고, 집에서 좀 쉬라고 했는데 동해안에서 안산은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란다. 

동해안이 그리도 가까운 거리인줄 그때 처음 알았다.

그의 성실함과 정직한 성품이 그에게 끌린 이유였는데, 그렇게까지 성실한 사람인 줄은 몰랐다.

 

그는 결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생각은 자유니까 그러라고 했다. 그는 결혼하고 싶을 수 있고 나는 결혼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은가? 

그의 휴대폰에, 나는 모르는 디데이가 자리잡았다. 

도대체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결혼까지 남은 날짜란다. 

그런가보다 싶었다. 나랑 결혼을 하고 싶은가 보다 저사람은, 왜지?

 

2년의 시간이 흘렀고 그는 취업을 했다. 졸업 후 3개월만이었다. 

이렇게 빨리 취업할 줄 몰랐는데 도대체 어떻게 취업을 한건지 모르겠지만 취업을 했다. 

취업을 한 그는 몇 개월이 흐른 후 양복을 쫙 빼입고 우리집에 사과 한박스를 들고 찾아왔다. 

"어머님 아버님 저 결혼하겠습니다."

"그러렴"

 

뭘까? 진짜 결혼인가? 

그가 자기집에 인사를 오란다. 시부모님을 뵈었다. 시부모님도 오케이. 

왜이리 쿨하신건지? 

그렇게 결혼이란걸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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