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휴대폰에 알림이 떴다.
4년 전 오늘의 사진을 확인하세요.
그와 나, 하늘 멀리 날고 있는 연, 달, 시린 겨울날의 하늘
4년 전 오늘의 사진에는 동심이 담겨 있었다.
그와 나는 결이 비슷한 사람이다.
결혼을 결심하게 한 것이 이것이었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아름답다는 것.
또 둘다 참 순수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그가 군대에 있을 때 선임이 물어본 적이 있다고 한다.
너네는 데이트하면 뭘 하느냐고.
우리는 주로 도서관에서 공부하고(그는 영화를 보고)
공원을 걷고 밥도 먹는다고 얘기했더니
지루하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
우리는 지루하게 연애했지만 누구보다 행복했다.
다른 게 없이 그 추위에 함께 연을 날리면서 행복했다.
교대로 연을 들고 마구 달리다가 마침내
연이 바람을 타고 하늘 저 멀리 두둥실 올라갔을 때
우리 둘은 서로 마주보고 껴안았다.
그 연줄을 붙잡고 연을 날리다가 어떤 꼬마가 부러워 하자
망설임없이 연을 그 꼬마에게 넘기면서 또 행복했다.
그 꼬마도 우리와 같이 행복하겠구나 싶어서 행복했다.
우리 둘의 이야기는 행복으로 차있었다.
4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는 참 행복하다.
밤에 한 침대에 누워서 도란도란 이야기 할 때
그가 일을 마치고 집에 오는 순간
몸을 만들어보겠다고 함께 근력운동을 하면서
저녁을 함께 먹다가 과식을 해도
아침에 잔잔한 어둠과 함께 눈을 떴는데 그가 내 옆에 있을 때
...
함께 숨쉬는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
7년째 완전한 행복으로 차 있다.
이것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순기능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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