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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코르사주 시사회 보고 오다!(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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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사주 포스터 출처 https://movie.daum.net/moviedb/contents?movieId=160292#photoId=1470677

토니맥뚱의 은덕으로 코르사주 시사회에 다녀왔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엘리자베트의 일상을 보여준다. (내 몸이 피로하여 살짝 지루하기는 했다.)

 

스포에 주의하세요!!!!!!!!!!!!!!!!!!!!!!!!!!!!!!!

 

 

 

 

 

그녀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 허리선을 넘는 머리칼을 빗고 땋아 정돈하고,

코르셋을 꽉 조여 잘록한 허리선을 만들고,

드레스를 입고 하이힐을 신고 또각또각. 

 

매 식사에는 기름지고 맛있는 요리가 나오지만 

포크와 나이프가 움직이지 않은채 나왔던 요리 그대로 물리고, 

맑은 수프와 오렌지만 먹으며 연명한다. 

 

식사 때 아무것도 먹지 않는데, 함께 식사하는 사람 누구도 

왜 식사를 하지 않냐고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 (나쁜 사람들...)

그녀의 남편과 아들은 아주 열심히 식사를 하심에도 불구하고...

 

잘 먹지도 못하면서 운동은 왜 그리 열심히 하시는지.. 

링을 잡아 체조를 하고 펜싱경기를 하고 승마를 한다. 

물론 하이힐을 신고 드레스를 입은채로

 

코르셋을 꽉 조이고 하이힐을 신은채로 펜싱경기를 하는게.. 

그 순간에도 장신구는 착용해야 하는걸까 

승마를 할 때 역시 코르셋을 조이고 드레스를 입은채로 다리를 한쪽으로 모으고 있는게.. 

그 순간에도 자세는 조신해야 하는걸까

 

한껏 조인 허리와 풍성하게 퍼지는 드레스를 입고 정신 병원과 군인 병원 순회를 간다. 

초반에는 장갑을 끼고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후반에는 그 침대에 나란히 눕는다. 

침대에 묶인 환자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자신도 그 환자와 같다고 느끼지 않았을까 

그 환자는 마구 소리도 지르고 몸도 흔들며 저항을 한다. 

그녀는 잔잔하게 눈만 끔뻑끔뻑 뜨고서 자신을 묶고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살아왔다. 

 

그녀는 자주 여행을 간다. 왕궁 안이 답답했겠지 싶다. 

여행을 가서 말을 타고 달리고 크게 웃기도 하고 물 속을 헤엄치기도 하며 

한 때의 자유로움을 느끼고 살아있는 자신을 느꼈겠지 싶다. 

 

황제는 그녀를 못마땅해 한다. 그녀의 자식들 조차도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그냥 왕가의 상징, 행사 때는 아름답게 치장하고 장식처럼 우아하게 서 있기만 하면 되는 존재란다. 

 

황후. 나라에서 귀한 존재라면서 자식과 왕과 주변 사람들 마저 그녀를 감시하는 눈이 되고 충고한다. 

하지 말아야 할 것과 해야할 것 들이 너무 많다. 

 

후반부에 그녀는 길었던 머리칼을 혼자 잘라버린다.

단발의 그녀를 본 딸은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남편은 당신의 일부가 사라진 것 같다고 말하며, 

시녀는 울다가 잘린 머리칼을 모아 가발을 만든다. 

결국 머리칼은 다시 그녀에게로 돌아온다. 

 

그녀는 자신의 시녀였던 마리를 자신의 대타로 만든다. 

자신의 옷을 입혀 베일을 씌워서 공식행사에 내보낸다. 

그 행사를 치르고 온 시녀는 급히 달려들어와 토하고 그녀와 하녀는 얼른 코르셋을 푼다. 

초반부에 행사를 치르던 엘리자베트가 혼절했던 것과 시녀가 구토하는 것을 보면 

코르셋을 조이고 우아한 자태로 행사를 치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수 있다. 

 

단발을 한 엘리자베트는 음식도 조금씩 먹고

여행을 떠나서 알몸으로 수영하고 춤도 추고 하프 연주도 들으며 자유를 만끽하는데 

초반부와 후반부의 얼굴을 비교해보면 정말 다르다. 

후반의 그녀가 압도적으로 생기있고 행복한 표정이다. 

 

어느날 식탁에 앉아 맛있게 메인디쉬를 먹고 디저트로 나온 케익까지 크게 잘라 먹고 있는 그녀에게 

딸이 다가와 시녀가 대타로 나갔던 행사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건네며 

엄마는 이때 정말 기품있고 예뻤다고 하고 바로 떠나버린다. 

딸 조차 엄마를 옭아매는 것이지... 

 

마지막엔 그녀가 바다에 뛰어 내리며 마무리 되는데

그때 정말 행복해 보인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숨이 막혔다. 지루하고 숨이 막힌다. 

어떻게 황후를 사람 취급해주지 않을까? 

그 시대에 코르셋이 있었듯이 현 시대에도 코르셋이 있을 것이다.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조이다가 마침내 자아가 잠식되고 마는 경우가 왜 없겠는가

 

사실 황제도, 황태자도, 공주도 모두 숨이 막히는 삶을 살았겠지 

황후와 비교해서 더 나은 삶이라고 볼 수는 있는 여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답답하지 않은 삶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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