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매이야기

#20 잔혹한 천사 이계동

이산냥 2024. 2. 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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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계동이는 외모는 천사 같으나 성격은 약간 잔혹한 구석이 있다.

어제, 내 생일을 앞두고 엄마 나 둘째 셋째가 함께 모여서 외식을 하면서 나온 이야기이다.

(우리 아빠는 사무실에 있어서 참석 못하심..ㅜㅜ)

막둥이가 나와 둘째에게 물었다.

"언니 내가 괴롭힘을 당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자살을 했어.

그런데 언니가 지나가다가 나를 괴롭힌 가해자를 본거야.

분노에 못 이겨서 그 사람을 칼로 찔렀는데, 죽지는 않고 하반신 마비가 왔어.

그리고 언니는 6년 동안 교도소에 있다가 나왔어.

어떨거 같아?"

나는 말했다.

막내가 괴롭힘을 당하다가 자살했다는 대목에서 일단 정색을 했다.

"절대로, 절대로 그런 일은 있으면 안돼.

혼자서 앓지말고 언니한테 말해야지. 어떻게든 상황을 바꿔야 했는데.. "

그리고 마지막 대목에서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사람을 칼로 찌르겠어.

네가 원하는 바도 아닐테고.

난 그 사람 인생을 묻어버릴 수 있을 만큼의 힘을 기를 것 같아.

평생에 걸쳐서."

그러나 둘째 계동이는 흐뭇하게 웃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할만하네. 당연한 거 아니야?

죽은게 아니고 하반신 마비로 평생 고통받고 사는게 맘에 들어.

그리고 나도 죗값치르고 나왔고."

나는 만류했다.

"야.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사람을 칼로 찔러.

칼로 찌르면 니 인생이 종치는 데 절대 안돼.

너라도 지켜야지. 내가 그렇게 안 냅둘래."

둘째는 이렇게 말했다.

"가해자가 눈에 보이는데 멀쩡히 살게 놔두라고?

절대 그렇게는 못하지.

무조건 물리적으로 손해를 보게 만들어줘야지. "

그녀는 잔혹한 천사이다.

내 동생이어서 망정이지 절대로 적으로 만나고 싶지는 않은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