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6 ‘경쟁 공화국’

이산냥 2023. 12. 18. 21:10
728x90
사실 이미 성장한 어른들은 자기도 모르게 경쟁 논리가 뇌 속에 깊이 박혀 있어 미처 느끼지도 못할 정도다. 게다가 학교나 직장, 사회에서 늘 경쟁을 하며 살아왔기에 본인 스스로도 경쟁자체를 거부할 생각은 거의 없다. 성공한 경우는 성공한 대로 경쟁의 장점을 믿으며 실패한 경우는 실패한 대로 다음 경쟁에서는 이길 거라 믿는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나머지 좌절과 절망이 너무 깊은 경우, 우울증이나 심지어 자살도 일어난다.


아주아주 인상적인 책이었다.
현재 내가 겪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글로 체감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경쟁공화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매순간 불안하다.
쉬는 순간 뒤처지기 때문이다.
인간 관계도 뒷전이다.
‘경쟁 공화국’의 모범생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에 허비할 시간 따위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대학 생활 시절에 IVF라는 선교단체에 속해 있었는데
공강시간에 동아리방에 모여서 수다를 떨고 농담을 던지는 시간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생산성이 없는 시간이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때 간사님은 말씀하셨다.
시덥잖은 시간이 모여서 관계가 깊어지는거라고.
지금은 그 말에 동감하며 대학생 시절의 그 아련한 추억에 종종 잠기곤 한다.
시시한 농담을 던지고 깔깔 웃고
가을을 느껴보겠다고 카페라떼를 사들고 도서관 벤치에 선배와 함께 앉아있던 기억으로
현재의 고단한 시간을 살아내곤 하는 것이다.